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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뒷면에는 왜 탁주라고 적혀 있을까

막걸리 뒷면 식품유형 칸에는 왜 탁주라고 적혀 있을까. 주세법이 정한 탁주·약주·청주·소주·리큐르의 구분 기준을 원문 그대로 풀었습니다.

라벨 읽는 법 · findsool 편집팀 · 2026-10-04

막걸리 병 앞면에는 대개 '막걸리'라고 크게 쓰여 있습니다. 병을 돌려 뒷면 표시란을 보면 식품유형 칸에는 다른 단어가 있습니다. 탁주.

막걸리는 상품 이름이고, 탁주는 주세법이 정한 주류의 종류입니다. 식품유형 칸에는 법에서 쓰는 분류 이름이 들어갑니다. 우리 술 병에서 이 칸에 올 수 있는 말은 주로 탁주, 약주, 청주, 소주, 리큐르 다섯 가지인데, 단어는 익숙해도 서로 어디서 갈리는지는 잘 안 알려져 있습니다. 주세법 별표 원문을 읽어 보면 기준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편의점에서 모은 막걸리 병들
편의점에서 모은 막걸리 병들

탁주와 약주는 거르느냐 안 거르느냐

주세법은 탁주를 이렇게 정의합니다. 녹말이 든 재료(싹을 틔운 곡류는 빼고), 국(麴), 물로 발효시킨 술덧을 여과하지 아니하고 혼탁하게 제성한 것. 국은 곡물에 곰팡이를 키운 발효제이고, 술덧은 발효 중인 술 반죽을 말합니다.

약주 정의는 거의 같은 문장입니다. 딱 한 군데, '여과하여 제성한 것'으로 바뀝니다. 같은 항아리에서 나온 술이라도 뿌옇게 내면 탁주, 맑게 걸러 내면 약주입니다. 시행령은 약주를 식품첨가물 공전 기준으로 미탁(微濁), 즉 아주 살짝 흐린 정도 이하로 맑게 거르라고 정해 둡니다.

요즘 많이 보이는 과일 막걸리도 식품유형은 대부분 탁주입니다. 주세법은 탁주 원료에 당분이나 과일·채소류를 더하는 것도 허용하는데, 시행령이 비율을 묶어 둡니다. 녹말 재료가 전체 원료 무게의 50% 이상이어야 하고, 과일·채소류는 20%를 넘으면 안 됩니다. 복숭아나 유자 맛이 강하게 나도 쌀이 절반 이상이고 과일이 20% 이하라면 여전히 탁주로 적힙니다. 이 선을 넘으면 탁주로 표시할 수 없으니, 과일 막걸리 뒷면에서 식품유형과 원재료명 칸을 같이 보면 대략 어떤 비율로 빚었는지 짐작할수 있습니다.

세금도 다르게 붙습니다. 주세법 본문 세율로 보면 탁주는 1킬로리터당 4만 4,400원으로 양에 매기고, 약주는 출고 가격의 30%로 값에 매깁니다. 병 앞면만 보면 둘 다 그냥 우리 쌀술인데, 식품유형 칸 한 단어로 세금 계산법이 바뀌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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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주와 청주를 가르는 1%

밀로 빚은 누룩
밀로 빚은 누룩

맑은 술이면 다 청주 아닌가 싶은데, 법은 여기서 한 번 더 나눕니다.

청주는 원료가 쌀(찹쌀 포함), 국, 물로 정해져 있습니다. 다른 곡물은 안 됩니다. 그리고 주세법 시행령이 숫자를 하나 붙입니다. 쌀 무게를 기준으로 누룩을 1% 미만으로 써야 청주입니다. 반대로 쌀만 써서 빚은 약주는 누룩을 1% 이상 써야 합니다. 그러니 쌀로 빚어 맑게 걸렀어도 누룩을 1% 넘게 넣었다면 식품유형 칸에는 청주가 아니라 약주가 적힙니다.

제가 라벨을 보며 처음 헷갈렸던 게 이 부분입니다. 전통 방식으로 누룩을 넉넉히 넣어 빚은 맑은 술이 오히려 '약주'로 적히고, 청주라는 이름은 누룩을 거의 안 쓰는 방식 쪽에 붙어 있습니다. 이름만 보면 반대일 것 같은데 법 기준은 그렇습니다. 약주와 청주는 1991년부터 2000년 사이 9년 동안은 아예 한 주종으로 묶여 있다가 다시 나뉘었습니다.

소주와 리큐르는 불휘발분 2도

증류주 쪽에서 자주 보이는 단어는 소주와 리큐르입니다. 둘을 가르는 건 불휘발분입니다. 불휘발분은 술을 증발시키고 남는 성분, 대략 당분이나 추출물 같은 것의 양이고, 주세법은 섭씨 15도에서 100㎤ 안에 든 불휘발분 그램 수로 잽니다.

소주는 불휘발분이 2도 미만이어야 합니다. 리큐르는 증류주에 정해진 재료를 첨가한 것으로, 불휘발분이 2도 이상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소주처럼 생긴 병이라도 과즙이나 당분을 넣어 이 선을 넘으면 식품유형 칸에는 리큐르가 들어갑니다. 앞면 디자인보다 뒷면의 이 칸을 보는 편이 술의 성격을 빨리 알려 줍니다.

옛 소주고리
옛 소주고리

소주 정의 안에서도 갈래가 나뉘는데, 연속식 증류가 아닌 방법으로 곡물 발효주를 증류한 것과 주정을 물로 희석한 것이 모두 같은 '소주'에 들어 있습니다. 이 둘을 구분할때는 식품유형 대신 바로 아래 원재료명 칸을 봐야 합니다.

뒷면 표시란은 글씨가 작아 매장에서 읽기 번거롭습니다. findsool은 라벨 사진 한 장으로 술 이름, 종류, 산지, 예상 가격대를 알려주는 무료 웹앱입니다. 아래는 막걸리 한 병을 findsool로 조회한 화면입니다.

식품유형 칸 한 단어에 법이 정한 제조 방식이 들어 있습니다. 표기 전체는 우리 술 라벨 가이드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집에 있는 병도 라벨 사진 한 장이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라벨 사진으로 찾아보기

가격은 판매처와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과도한 음주는 건강에 해롭습니다. 이 글은 만 19세 이상을 위한 정보입니다.